전 세계에 서식하는 펭귄 17종 중 11종이 세계자연기금이 지정한 멸종 위기종 혹은 취약종입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와 먹이의 감소 때문인데요.
우리가 지금과 같은 양의 탄소를 계속 배출한다면 멀지 않은 시점에 북극을 뒤덮고 있는 얼음 또한 완전히 녹아 그냥 뻥 뚫린 바다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극지연구소에서 동물의 행동 생태를 연구하는 생태학자와 함께 기후변화가 우리와 동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극지연구소에서 동물의 행동 생태를 연구하고 있는 이원영 연구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동물을 연구해오고 있는데요. 그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질문들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극지 연구는 도대체 왜 하는 거죠? 그리고 남극과 북극을 가는 이유는 뭐예요? 우리나라에 있는 동물들도 많은데, 왜 극지까지 가서 동물을 연구하는 거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저도 혼자 많이 생각하곤 하는데요. 이번 시간은 제 강의의 첫 번째 편으로서 그 답을 드리는 시간으로 갖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왜 우리는 극지를 연구해야 되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남극과 북극이 바로 극지라고 하는 곳인데요. 영어로는 'Polar Regions'이라고 하고 우리나라 말로 ‘극’이라고 하면 보통 남쪽에 있는 극지방, 또 북극에 있는 극지방 그렇게 두 곳을 통합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먼저 남극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남극은 한반도의 약 60배에 이르는 거대한 대륙이고요. 평균 2,4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으로 이루어진 얼음 대륙입니다. 이곳을 연구하기 위해서 약 20여 개 국가에서 40개의 상주 기지를 운영해 오고 있고요. 남극조약을 통해서 각국들은 평화적으로 과학 활동을 하기로 약속한 유일한 곳입니다. 전 세계 국가들은 남극조약이라는 약속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이곳을 이용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과학 활동만 하기로 했는데요. 사실 과학자들이 봤을 때 이 남극이라는 곳은 기후변화로 인해 남극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기후변화)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연구 장소이기도 하고요.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남극입니다. 그리고 또한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 지구가 어떻게 될까요? 남극에 있는 얼음이 녹아서 바다로 흘러가면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겠죠. 그 해수면 상승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원 경제적 측면에서 봤을 때 남극은 현재 개발이 유보된 곳이지만 남극조약이 끝나는 미래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정치 외교적 측면에서는 어떨까요? 현재 여러 국가들이 과학 연구를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단순히 과학뿐만 아니라 남극을 앞으로 어떻게 더 인간이 이용할 수 있을지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의견을 나누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남극은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남극의 정반대, 북쪽에 있는 극지방 북극은 어떻게 중요할까요? 북극은 남극과는 달리 대륙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바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얘기할 때 남극은 남극 대륙, 이렇게 표현하지만 북극은 북극해라고 바다라는 표현을 많이 붙이는데요. 그 바다의 면적은 한반도의 약 55배에 달합니다. 그 거대한 바다는 여름과 겨울 계절을 거치면서 얼음이 두껍게 얼었다, 얇게 얼었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극은 남극조약으로 약속된 남극과는 달리 러시아, 미국, 핀란드, 그린란드 등의 국가에 둘러싸인 영토, 영해입니다. 북극 연안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곳은 거대한 바다이지만, 이 거대한 바다가 현재는 굉장히 빠르게 녹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지구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한 기후변화 연구의 최적지이고요. 남극과 마찬가지로 얼음이 녹는 속도 그리고 기후가 상승하는 속도가 아주 빠르기 때문에 그러한 기후변화 연구를 하기 위해 가장 알맞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 바다 얼음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약 2030년이 되었을 때 여름철 해빙이 완전히 감소할 수도 있다는 굉장히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탄소 배출량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북극이 완전히 얼음이 사라진 그냥 뻥 뚫린 바다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후 변화 측면에선 매우 위기에 빠진 곳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와 동시에 자원 경제적인 측면에선 가치가 상승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광물자원, 수산자원을 이용하기에 더욱 용이해지고 있고 북극해 얼음이 사라지면서 배가 드나들기 좋은 곳이 되었기 때문에 무역선이 드나드는 항로를 우리가 어떻게 개발할지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유용한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북극 연안에 있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앞으로의 변화에 대처할 여러 가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남극과 북극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그렇다면 남극과 북극을 연구하는데 우리가 왜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어야 되느냐 먹고 살기도 바쁜데 당장 돈이 되지도 않는 곳에 연구비를 써야 하는 건지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가 답을 드리자면 사실 극지는 굉장히 특수한 곳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특징들 때문에 민간에서는 투자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선 남극조약을 통해서 과학적인 연구만 하자고 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떤 기술적인 측면에서 상용적인 측면에서 이익을 내기가 굉장히 어렵죠 그리고 가치를 당장 창출해내기도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한히 숨쉬고 있는 곳이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남극과 북극에 얼마나 막대한 자원이 숨어 있는지 그건 우리가 아직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국가의 주도로 여러 가지 국가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그곳을 연구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러시아 등의 다른 국가에서도 국가 주도로 극지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선 여러 가지 국제적인 연구를 통해서 과학적인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는데요. 앞으로 기후 변화는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이 속도는 얼마나 빨라지고 있고, 우리는 어떻게 이를 막을 수 있을지 그에 대한 검토를 하기 위해선 단순히 한 국가만의 연구로 되는 것도 아니고요. 여러 국가들이 모두 힘을 합쳐서 전체적이고 국제적인 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 방향에 맞추어 정책을 만들고 준비를 하기 위해선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제가 앞서는 극지에서 당장 상용적인 여러 가지 가치를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물질을 통해서 화장품을 만든다든지 그리고 여러 가지 항생물질을 만들어내는 그런 발견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을 우리가 잊지 않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극지 연구의 특수성에 대해서 더 첨언을 드리자면 경제적 측면을 떠나서 남극은 저 같은 순수한 과학적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게도 굉장히 좋은 지역인데요. 제가 주로 연구해 온 남극의 펭귄, 남극의 펭귄은 과연 어떻게 잠을 잘까? 그리고 남극의 펭귄이 잠을 잔다면 그 수면 패턴은 어떻게 나타날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사실 이러한 질문은 정말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였습니다. 제가 지난해 사이언스(과학저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극에 사는 턱끈펭귄은 평균 수면 시간이 약 4초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4초의 수면을 하루에 1만 번 정도씩 반복을 했고요. 이러한 수면 패턴이 어떠한 경제적인 이득을 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처럼 기초과학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과연 남극에 있는 동물들이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했는지 진화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히 여러 가지 질문들을 던질 수 있는 무한한 과학적인 가능성을 품은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남극이라는 곳은 정말 여러 국가들이 같이 모여서 과학적인 연구를 하기 때문에 마치 거대한 민간 외교의 장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요.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지역 인근에는 우루과이, 칠레, 러시아, 중국 등에서 기지를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는 지난 1992년 대한민국과 수교가 이루어지기 전부터 남극에서 기지 간의 여러 가지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러한 기지 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치 우리는 민간 외교관처럼 느껴진다는 감회를 듣기도 했습니다. 지난 1988년 세종기지가 지어졌고 얼마 전엔 약 30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오랜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우리의 활동 남극과 북극에서의 과학적인 연구 활동을 알리기 위해서 현재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남극 체험단을 운영한 적도 있고요. 최근에는 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북극 체험단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체험단장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과 함께 북극의 과학 연구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고 외국에 있는 연구자들과 함께 우리가 연구하는 과정들을 같이 살펴보면서 고등학생들이 나중에 북극에서 어떤 연구를 할 수 있을지 북극이라는 곳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일상과 떨어진 곳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북극, 남극에서도 저 같은 과학자들이 매일같이 일상을 살면서 과학 연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그 지역에는 여러 동물들과 식물들이 살아오면서 생존을 위한 하나의 장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북극과 남극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곳이라는 점을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극지 연구를 언제부터 얼마나 오랫동안 해왔는지 설명을 드리자면 지난 1987년 극지 연구 전담 조직을 설치한 바 있고요. 그리고 1988년에 남극 세종과학기지가 설립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2002년엔 북극에서도 다산과학기지가 운영을 시작했고요. 2004년엔 극지연구소가 설립이 되어서 극지 연구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2009년에는 얼음을 깨고 들어가서 연구를 할 수 있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건조되어서 북극과 남극을 오가며 매일같이 얼음을 깨고우리들을 남극과 북극으로 데려다 주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14년도에는 두 번째 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가 준공되었는데요. 장보고과학기지는 남극 대륙과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좀 더 남극 안쪽으로 들어가서 연구할 수 있는 하나의 전초 기지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서 차세대 쇄빙연구선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게 되면서 두 번째 쇄빙연구선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극지연구소에서는 여러 가지 연구 활동을 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제 연구의 선도 국가로 굳건히 성장하였는데요. 최근 극지의 정치·경제적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서 극지 연구 활동도 더 폭을 늘리고 있습니다. 저는 생물을 연구하는 생태학자로서 기후 변화에 따라 극지 생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이에 대해 적응해 나가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이러한 연구는 기초과학의 항목에 포함이 됩니다. 하지만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극지연구소에는 응용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요. 이분들은 극지의 동물과 식물들로부터 여러 가지 시료를 채취해서 여러 가지 유용한 물질들을 뽑아내기도 하고요. 미생물에서 항생물질을 찾는 연구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극지의 지질 환경, 대기, 해양의 변화를 관측하고 모델링을 통해서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는데요. 연구소에는 저 같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연구를 돕는, 서포팅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남극과 북극에서 운영 중인 3개의 과학기지, 그리고 쇄빙연구선을 운영하면서 월동대원을 뽑아서 여러 가지 탐사가 가능하도록 인프라 지원을 하고 있고요. 국제적인 협력 연구를 위한 민간 외교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와 연계된 대학 기관들과 함께 학부생, 대학원생 연수를 통해서 전문적으로 미래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적인 연구 업적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보다 쉬운 언어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고 지금의 기후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극지연구소에서는 최근 대중들에게 여러 가지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극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진과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극지 미디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이 자료들을 보실 수 있는데요. 남극과 북극에 있는 자연환경, 생물, 연구 활동들을 자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극지연구소에 연락을 주셔서 견학을 신청하시면 극지과학홍보관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보실 수가 있고요. 또한 극지종합상황실에 들어가서 과연 극지의 상황은 현재 어떤지를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쇄빙연구선인 아라온이 한국에 정박해 있는 기간 동안에는 실제 극지 해빙 해역을 다녀온 배에 직접 올라가서 견학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고요. 그 외에도 극지에 대한 여러 가지 시각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VR이라고 하죠. 가상현실을 통해서 남극과학기지 아라온의 생생한 모습을 언제든지 보실 수가 있고요. 남극과 북극 기지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직접 보면서 월동대원들이 활동하는 모습 그리고 극지의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여러분들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제가 직접 연구하고 있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 또 기후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으니까 다음 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